잼버리 축제, 스카우트 자립심을 길러주다.
세계 스카우트 대회, 난 걸스카우트를 하며 잼버리에는 참여한 적이 없지만, 교내 야영할 때는 매우 고통스러운 경험이었다. 스카우트하면 야영이 필수이다. 생존능력, 자립심, 성장을 위한 취지는 좋다. 다니던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스티로폼을 깔고 텐트를 치고 자는데 그다음 날 허리가 아작 났다. (참고로 그때 직장인도 아니고 팔팔하던, 땡볕에서 놀아도 아무 탈이 없던 초등학생 때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는 것과 먹는 것이 불편했다.)
지금 학부모들처럼 극성스럽지는 않았지만, 조원들 중 한 명의 부모님이 오셔서 텐트는 쳐주셨다. 먹을 것 해먹으라며 고추장, 된장 등등 기본 반찬은 주고 가셨고 코펠에 밥을 해 먹었다. 솔직히 밖에서 대규모 인원이 야영한다는 것 자체가 힘들다. 사실 학교 앞이라서 화장실도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었고, 식수대도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래도, 여전히 불편한데 더 힘들어졌다.
10대, 거기다 초등학생이 삼시 세끼를 지어먹으며 텐트에서 자는 일은 고통스럽다. 집 앞 학교에서 했기에 망정이지 지열이 올라오는 데 더워 죽는 줄 알았다. 그리고 바닥은 왜 이리 딱딱하고, 운동장 모래가 다 들어와서 위에 침낭 깔고 자는데도 모래가 등에 박힌 것처럼 딱딱한 건 어쩔 수 없었다.
잼버리의 유래
"잼버리(Jamboree)"라는 용어는 북미 인디언들의 언어에서 유래한 것으로, 시바아리(SHIVAREE)라는 유쾌한 잔치나 놀이를 의미한다. 스카우트 창시자인 베이든 포우엘이 1920년 제1회 세계 야영대회를 '잼버리'로 칭하며 사용하기 시작했다.
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 참가하는 조건은 만 14세부터 만 17세까지의 청소년으로서, 2005년 7월 22일부터 2009년 7월 31일 사이에 출생한 청소년들이 참여할 수 있다. 또한 일반인들도 회원국 전시관이나 푸드하우스 등에 참여할 수 있다.
이 대회는 다양한 국가에서 온 청소년들이 참가하며, 2023년 대회에서는 약 170여 개국에서 43,000여 명의 참가자가 예상되는 역대 최대 규모의 행사다.
세계적인 잼버리 축제가 새만금에서 열렸다.
기본적으로 스카우트에서의 야영이 10대들의 독립심과 자립심을 길러주는 좋은 취지의 행사다. 특히 잼버리는 세계적인 국제행사로서, 다양한 국가의 청소년들이 모여 교류하고 체험활동을 통해 지구의 평화와 생태 등을 논의하며 도전과 개척 정신을 키우는 행사이다. 이 행사는 4년마다 한 번씩 개최되며, 세계스카우트연맹에서 주최하고 있다. 국제 교류와 다양한 체험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는 취지는 좋다. 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 참가하면 청소년들은 체력과 정신적인 건강을 증진시키는 것은 물론, 다양한 경험을 통해 세계 시민으로서의 인식과 책임감을 키울 수 있다.
왜, 새만금에서 개최했나?
새만금에서 이 대회를 개최하는 이유는 새만금의 장점을 세계에 알리고 미래에 더 많은 투자와 발전을 이뤄낼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넓은 자연환경과 다양한 자원을 갖춘 새만금에서 청소년들은 미래의 리더로서의 역량을 개발하고 세계적인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얻게 된다.
근데 하필, 허허벌판의 새만금?
지금 문제가 새만금에서 텐트를 치고 생활하는 아이들이 온열 질병에 걸리고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식수, 먹거리, 쉼터 등 기반시설 또한 없어 거의 난민체험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난 위치선정이 조금 이해가 안 됐다. 사진으로 보니까 더 그랬다. 새만금은 간척사업으로 일궈진 땅이다. 옆에 바다가 가까이 있다는 소리고, 공기 중 물이 많다는 걸 의미한다. 습한 게 사람을 괴롭게 한다. 다른 나라를 가봐도 덥다는 유럽 지역도 그늘에 오면 서늘해진다. 우리나라 더위는 온도가 높은 것 보다도 솔직히 고온 다습, 습한 게 사람을 짜증 나게 한다. 근데 33도만 올라가도, 장마나 주변 습지 등등에 따라 더위가 천당과 지옥을 오간다. 기본적으로 다습하기 때문에 에어컨이 필요하다. 맨 땅에 야영을 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에어컨이 필수고, 솔직히 걸스카웃 때 경험을 되살려보면, 그냥 더웠고 (지금 처럼 폭염은 아니었다.) 또한 나무나 쉴 곳 (다니던 학교)가 있었고, 부대시설이 갖춰졌기 때문에 그나마 야영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4만여 명을 땡볕에서 텐트나 임시 가림막으로 설치한 수준으로는 행사 진행이 무리하다고 판단된다.
대한민국 공식 홈페이지에서 하기 이유를 들고 있다. 더욱더 약올리는 느낌이라 열받는다. 얼렁뚱땅 갖다 붙인 느낌이다. 새만금의 장점을 알리는 게 목표였는가, 그럼 실패했다. 새만금은 세계 난민 체험지로 지정된 것 같다. 욕심을 부리다가 골로 간 케이스 같다. 아이들을 하는 축제에 어른들의 잇속이 개입하면 안 됐다.
◆ 새만금에서 개최하는 이유가 있나요?
새만금의 장점을 세계에 알리면 더 많은 투자와 발전을 이뤄낼 수 있을 거란 확신을 갖게 됐죠.
드넓은 새만금을 보세요. 우리 청소년들이 세계의 미래를 그려보는 장소로 딱이에요!
[출처] 대한민국 정책브리핑(www.korea.kr)
개인적으로 문체부에서 주최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여가부에서 큰 행사를 진행한 경력도 없고 세계적인 축제인데 여가부가 제대로 성공적으로 주체할지는 미지수였다. 여성’ 가족’부 가족이라서 그런 건가. 그러면 학부모의 마음으로 더 챙겨줬어야 하는 거 아닐까? 부모로서 아이를 생각한다면 같이 자도 될 만큼 최선의 공간을 제공해 줬어야 되는 거 아닌가. 그런데 새만금에 위치시킨 이유도 투자를 받기 위해서 이고, 새만금을 보면서 넓은 꿈이 아니라 다시 이곳에 오지 말아야겠다. 그런 다짐을 하지 않을지. 외국에서 온 많은 10대들의 고생이 너무 도가 지나치다 싶다.
근데, 이미 진행이 됐다.
국제적 망신이 예상된다. 이미 영국에서는 대사관에 인력을 파견했고, 미국은 미국 주한 기지에 애들을 쉬게 했다고 했다. 주최자들에게 묻고 싶다. 저기서 네가 묵어보라고. 손님을 초대하고 나서 부랴부랴 집 청소하는 건 예의가 아니다. 만 천하에 공개됐다. 한류가 일고 있는 판에 잼버리를 이렇게 준비해서 우리나라 이미지를 추락시켰다. 급하게 라도 모든 인력, 물적자원을 긴급 투입해서라도 무사히 끝나길 바라는 마음이다. (현재 영국은 철수했다.)